마중물/시인들 시

송년시 / 이해인

김낙향 2013. 11. 8. 22:11

송년시 

 

 

이해인

 

하늘에서 별동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이 바람 한 번 스치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고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고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