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산 야생화
산이 높아 운해가 잦아도 오랜 가뭄 영향인지, 목마름에 누렇게 변한 풀잎들이 많다.
수그러들었다는 태풍 할롱의 바람이 만만치 않다. 그 덕에 시원한 하루를 보냈다.
내가 너무 늦게 방문해 바위채송화의 예쁜 모습을 보지 못하였다.
바위에 와르르 꽃방석으로 머물던 그의 아름다운 절정을 .... 잔치를 끝낸 그는 매우 지친 모습이었다.
동자꽃은 눈에 확 띄었다. 무성한 잡풀 속 환한 모습은 숲을 밝히는 붉은 등이었다. 그런데
색감을 잘 살리지 못해 꽃에게 미안하다.
바위떡풀은 아직 피지 않았는지, 해거리를 하는지 꽃을 볼수 없었다. 어쩌다 만난 아주 외소한 꽃과 한참을 실랑이하였다.
거센 바람에 놓쳐버린 빨간 수술 대신 물방울을 꼭 쥐고 있는 애잔한 모습.
역시나... 내 사진에는 잘 표현되지 못하였다.
작년에 만났던 나리꽃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나와 약속한 날짜를 잊었는지... 실망 끝에서 딱 하나 활짝 웃는다.
고마워.^^*
단풍취 꽃이 화악산을 다 접수한 것 같다. 발길 옮기는 곳마다 앞서가서는 호위병처럼 서 있다.
쥐손이풀 또한 존재 알리려고 잡풀 위로 목을 길게 빼고 미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맘때면 잊지도 않고 화장을 하고 나온다.^^
예쁘다기보다 멋장이라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은 닺꽃.
디자이너 전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지 예술성이 뛰어나다.
화악산 방문은 금강초롱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꽃이 보이지 않는다.
꽃망울을 달고 있는 모습은 자주 눈에 띄나 가뭄 탓인지, 키도 크지 않고 살도 찌지 못한 모습이 실망보다 걱정이 앞선다.
해야 할 일을 힘들게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중에도 몇몇 잘 성장한 꽃이 있어 만났다.
내려오는 길. 화악산이 주는 오늘의 마지막 선물, 까실쑥부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