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야생화와 뜰꽃
승부역 계곡에서
김낙향
2016. 5. 10. 23:33
분천역에서 기차로 오면 10분, 자가용으로 오니 1시간 30분이 걸렸다.
오지 중의 오지인 승부역에 주차하고, 역장님이 타주시는 따뜻한 커피 마시고 분천역에서 걸어오는 남편 마중을 가는 길.
비는 종일 추적거리고 내린다. 좀 성가시긴 하지만 촉촉이 젖어 더 싱그러운 풍경. 심도가 깊어 보여 오지의 맛이 더 느껴진다.
바람이 섞인 빗소리와 계곡 물소리에 정적이 깨진 길, 저만치서 내 쪽으로 오고 있는 남편을 생각하며 내 발걸음 소리와 동행하는데
계곡에서 말냉이들이 노랗게 피어 물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어설프기는 하나 이 또한 자연의 풍경이라 담아 보았다.
지금 걷는 길은 승부에서 분척역으로 향하는 낙동정맥 오솔길 봉화구간이다.
걷다가 혼자라는 것이 절실히 느껴질 즈음
물가 돌단풍이 혼자가 아니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 다가앉아 인물 사진을 찍어주며 노닥거렸다.
앞모습은 예쁘고 옆 모습은 좀 그러네 ~~~ 하면서
여기저기서 찍어 달라고 하는 듯 자세를 잡고 있다.
걷다가 보이면 또 머물고 ...
바람과 강해지는 비에 혹시나 물이 불어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 승부역으로 되돌아 나왔다.
차에 오니, 막 도착한 남편이 보여서 놀랐다.
좀 더 걸을 욕심에 산길을 택했다나......... 이럴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