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꽃 옆에서 자라난 문장
김낙향
2017. 3. 22. 23:30
꽃 옆에서 자라난 문장
꽃잎 위 고인 이슬, 아침 햇살에 끓어올라 봉긋이 부푸니 밥 한 주발 노랗게 익었다. 어디선가 나비 한 마리 날아와 머뭇거림도 없이 젓가락을 꽂는다. 나비가 자리를 비우자 등에 한 마리 다가와 기다란 젓가락을 또 들이민다. 밥상이 쏟아지지 않게 다리를 반듯이 세우고 있는 노루귀꽃 어디에 조상의 따뜻한 유전자가 기록되어 있을까. 꽃잎 어딘가에 어미의 태교가 숨쉬고 있어 예리한 삶에 베인 적 하나 없는 맑은 모습일까.
갓 피어난 어린 노루귀꽃 둘레
여기
저기
태교를 끝낸 마른 잎들이 소복이 쌓여있다 / 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