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향 2017. 6. 11. 15:03




詩에 스미다



詩 房에는

언어의 허락된 마술이 있어

신의 손이 있어

빚어낸 모음과 자음이 꽃으로 핀다


그 꽃

잠에서 막 깨어나 바라보는 아침 해 같아

나는 새로 피어나

푸른 나뭇잎을 저녁으로 먹고

디저트로 노을에 빨대를 꽂는다


구름처럼 부풀어 팽팽해져

노을보다 더 붉어져

결혼한 내가

햇볕에 잘 마른 낙엽 냄새나는 사내의

애인이 되어도 좋겠다

나비처럼 가볍게 한 번쯤 외도하여

그의 전생

숲을 닮은 아이를 낳으면 어떠리


詩가

옷을 바꿔 입는 한순간처럼



- 소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