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향 2018. 3. 21. 00:02




담쟁이

 

 

 

한 발 한 발 가파르게 옮기다

파르르 떨어져 본 적 없다면

삶에 속았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뺨을 벽에 대고

적막한 냉기와

뜨거운 볕을 막아준 적 없으면

사랑한다고 쉽게 말하지 마라

 

외진 벽

젖은 바닥

주어진 모서리를 나누어 가진 적 없다면

우리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 소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