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예대전 (입상작) / 오영록
독도에 대한 내용증명
수신; 삼신(천신 해신 지신)께
남의 호주머니 것을 제 것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분명히 제 것이 아닌데
단지, 탐난다는 이유 하나로 우기고 있으니 떼쓴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밝혀주시지 바랍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갓 쓰고 수염 기르고 도포 입었다고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남의 울타리 너머로 팔뚝 쑥 집어넣고
감나무 흔들어대고 있습니다.
감 떨어진다고 제 것도 아닌데
얼굴 두껍게 몇 번 주워 먹어보고는 습관처럼 남의 것
소중한 줄 모르는 저 버르장머리
양반 체면에 대마도가 내 것이라 할 수도 없고
그러면 같은 망나니 패거리가 될 것이고
숫돌바위 부채바위 얼굴바위 천장굴 한반도바위 독립문바위 촛대바위
삼형제굴바위 탕건봉 물골 가제바위 보찰바위 코끼리바위가
표석(標石).으로 엄연히 서있건만
공공연한 말 트집에 정신적 위자료로
우리도 먹고살 만하고 체면상 금전을 요구하기도 싫고
저들의 하늘을 다 우리에게 주시던지
태양을 주시는 것은 어떤지요
저들도 삼신님의 백성이라고 해도
어떻게든 배상하시기 바라며 먼저 내용증명을 보내오니
속히 재가(裁可)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염라대왕께 소장을 보낼 것입니다
그러면 삼신님이라고 해도 염라대왕의 호출장을 피할 수 없을 테니
속히 해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신; 조선 양반 배
독도(讀圖)
진행형 괴사가 시작되었지만, 자각증상이 없으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방치된
당뇨로 말미암은 합병증
황금만능주의가 낳은 이기심 사리사욕이 낳은 나태와 방관이 부른 중증
민초(民村)는 타는 목 때문에 본적(本籍)을 옮기고 사비를 털어
백혈구와 적혈구처럼 사수 운동을 시작했지만,
눈에 보이는 자각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무감각하게 방치하고 있는 양반들
곰방대에 이웃집 불구경하듯 하고 아직은 심장이 뜨겁다며
괜찮을 것이라고 방심하는 어처구니
괴사는 가장 먼 곳, 방관의 그곳에서 벌써 깊이 진행되고 있다
당장 시행하여야 할 것은 괴사를 잠재울 양약의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다음 꾸준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여 저혈당으로 유지해
괴사는 물론, 야욕의 진행을 막아야 할 것이다
조금만 더 방치한다면 발가락을 자르고 그것도 모자라 다리를 자르고
그러다 보면 목까지 내놓아야 할 독도(讀圖)
36년이란 병력(病歷)이 있으면서도 또다시 방심하고 있는 이 환자의
뻔히 보이는 결과에도 방치하는 이 한심한 처사
괴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무사태평인 이 사랑하는 환자
치료가 급한데 의사는
처방전을 낼 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