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문학 당선 시
소금쟁이, 날아오르다 / 최정희
김낙향
2018. 12. 4. 10:52
소금쟁이, 날아오르다 / 최정희
그녀가 오늘 한쪽 유방을 들어냈어 무거워진 한쪽
이 사면처럼 기울어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어 기
울기를 가진다는 건 양팔저울 한쪽에 슬픔을 더하
거나 덜어내는 것
가끔 또는 자주 비가 내렸어 그녀의 눈 속에 살고
있는 소금쟁이는 언제나 눈물의 표면을 단단히 움
쥐었어 그렁그렁한 표면장력, 그 힘으로 소금쟁
이는 침몰하지도 날아오르지도 못했어
오늘 그녀는 기울기를 가졌어 X축과 Y축 사이 그
리고 삶과 죽음 사이 걸음을 걸을 때마다 가슴에
서 눈물이 호수처럼 출렁였어 그녀는 비로서 너무
오래 울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어 남은 한쪽의 젖
꼭지가 짓무를 때까지 오늘 울기로 했어
소금쟁이가 떠났다는 걸 그제야 알았어
* 경상일보 2013 신춘문예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