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향 2020. 5. 3. 21:00

 

 

동행

 

 

 

곁 한 가닥 내려놓기 위해

몸을 추슬렀을 고단함을 보았다

 

흰 백일홍을 붉은 백일홍이

붉은 백일홍을 흰 백일홍이 지팡이처럼

서로 기댄 잠을

 

소나무가 소나무에 기대어 잠들고

옻나무가 상수리나무에 기대어 잠들고

 

홰에 오른 닭 서로 기댄 잠이 그렇듯

 

누군가에 기댄다는 것이

조마조마한 망설임이고

하찮게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서 있는 모든 것은 함께하고 싶어서 한쪽으로

자꾸 기우는 거다

 

 

 

素然 김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