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야생화와 뜰꽃

시월 막바지에

김낙향 2020. 10. 27. 23:04

 

취미로 즐기던 출사를 못 나간 지가 어언 6년이 되었다. 그러니까 시골에 산지가 6년이 된 거다.

시골 생활이 이렇게 분주하고 골몰할 줄이야. 겨울을 제외하고는 한가할 겨를이 없으니...

짬짬이 뜰에 피는 꽃에 렌즈를 들이대곤 했는데 꽃들이 시들해졌으니 나도 시들해질 수밖에. 

시월 막바지에 다다르니 황금빛으로 익던 나락도 베어져 논배미도 썰렁하고, 모든 작물 추수가 끝나니

들 풍경이 한가하기 그지없다.

 

아름다운 노후는 사람들에게만 속한 것이 아니었다.

땅에 뿌리를 내리는 모든 초목과 사람이 키우는 과목과 식물조차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노후가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들이 어우러진 계절이 가을이다. 

이 계절이 끝나면 고요해지려는 자연을 위해 겨울이 온다는 것을.

 

나도 골몰하게 분주했던 일상을 올 겨울은 고요 속에 묻어두었다 후년 봄에 새롭게 맞이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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