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장미 / 성영희
십일월의 장미가 첫눈을 맞는다. 가을꽃떼도 돌아누운 강가 발전소 벽돌담에 숨어 핀 꽃잎위로 그리움이 내린다. 얼마나 더 흔들려야 그대 보낼 수 있을까 무성한 바람 강을 깨우고 초경하는 소녀마냥 몸을 떠는 겨울 장미여
쓰러지지 않으려 멍들지 마라 느닷없는 눈발에 살점 떼이고도 웃고 있는 너 네가 웃는데 왜 이다지 내 가슴이 저린가 거기 홀로 선 꽃이여 기다림의 몸짓이여 겨울 강 첫눈을 맞으며 내가 운다 아파도 울지 못하는 너를 위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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