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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장미 / 성영희

마중물/시인들 시

by 김낙향 2009. 10. 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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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장미 / 성영희


 

십일월의 장미가 첫눈을 맞는다. 가을꽃떼도 돌아누운 강가

발전소 벽돌담에 숨어 핀 꽃잎위로

그리움이 내린다.

얼마나 더 흔들려야

그대 보낼 수 있을까 무성한 바람 강을 깨우고

초경하는 소녀마냥 몸을 떠는 겨울 장미여

쓰러지지 않으려 멍들지 마라

느닷없는 눈발에 살점 떼이고도

웃고 있는 너

네가 웃는데 왜 이다지 내 가슴이 저린가

거기 홀로 선 꽃이여

기다림의 몸짓이여

겨울 강 첫눈을 맞으며 내가 운다

아파도 울지 못하는 너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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