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움의 각도
≪ 기움의 각도 / 김락향 가문 날 풀밭에 물을 주다가 오른쪽으로 기운 몸 들키고 말았다 똑바로 세워도 기울어지는 몸 오른쪽 귀가 왼쪽 귀보다 조금 낮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논리적인 것보다 직감적인 뇌 때문이라도 우측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었을까 그래, 지구도 비스듬히 기울어 있는데 어찌 기울지 않을 재간이 있겠는가 곧은 사람은 모르고 산다 기울지 않으려고 자기가 얼마나 애쓰고 사는지를 나의 아버지 아버지부터 기울기 위해 살았던 것 같다 새벽부터 밤까지 굽이굽이 굽으며 환한 가난에 흔들리며 기울고 있었으니 삶은 이쪽저쪽 바꿔 신을 수 없는 신발 같아서 누구도 기울어지지 않는 삶을 살 수 없는 것 기울지 않고는 모퉁이를 멋지게 돌 수 없는 둥근 바퀴처럼 기운다는 것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를 견디는 ..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2
2023. 2. 9.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