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의 감정 / 마경덕
집들의 감정 / 마경덕 이제 아파트도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푸르지오, 미소지움, 백년가약, 꿈에 그린, 이 편한 세상 ... 집들은 감정을 결정하고 입주자를 부른다 생각이 많은 아파트는 난해한 감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타워팰리스, 롯데캐슬베네치아, 미켈란, 쉐르빌, 아크로타워… 집들은 생각을 이마에 써 붙이고 오가며 읽게 한다 누군가 그 감정에 빠져 입주를 결심했다면 그 감정의 절반은 집의 감정인 것 문제는 집과 사람의 감정이 어긋날 때 발생한다 백년가약을 믿은 부부가 어느 날 갈라서면 순식간에, 편한 세상은 불편한 세상으로 미소는 미움으로, 푸르지오는 흐리지오로 감정을 정리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진달래, 개나리, 목련, 무궁화 아파트는 제 이름만큼 꽃을 심었는가 집들..
마중물/시인들 시
2019. 4. 25. 2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