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삼공리에 내려주고 리조트로 와 곤돌라를 탔다.
바람은 조금 불었으나 춥지 않은 것이 입춘 전 날인 것을 실감하게 한다.
곤돌라와 리프트가 쉼 없이 오르내린다.
정상에 앉아 남편을 기다리면서 봄날 같은 덕유산 풍경을 바라본다.
겨울 내 두텁던 상고대는 비에 다 녹아 나무들의 나신이 앙상하다.
북적거리던 등산객이 중봉으로 따니면 또 다른 일행들이 북적인다.
향적봉에만 들렸다가 내려가는 사람들도 줄 줄이다.
망원렌즈로 중봉을 가는 사람들을 담았다.
중봉에 모였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주름이 깊은 덕유산 자락 위로 지리산 긴 능선이 푸르다.
겹겹의 잔자락 사이사이 옅은 안개가 고인 풍경이 좋아 오랫동안 바라 보았다.
겨울을 견디느라 힘들었는지 나무들도 별나게 검게 보인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삶을 견디느라 낯빛이 달라짐은 어찌할 도리가 없나 보다.
오후 늦게 눈비가 온다더니 하늘이 흐려진다.
백련사로 올라오는 남편을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내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