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by 김낙향 2016. 7. 25. 00:26
이슬이 피었다
풀잎에 몸을 빌려 피었다
무채색의 순수
한 톨의 그늘도 없이 풀잎 돋보이게
피었다
내가 피어나느라
누구를 돋보이게 한 적 있었던가
뿌리를 뻗으려고 할 때
꽃봉오리 피우려고 할 때
몸을 빌려주고
그늘이 되어준 마음들에
반성문을 쓰듯
무릎 꿇어 꼼꼼히 받아 적는다
이슬의 표정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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