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양역에서 주실령까지 걸을 예정인 남편을 내려주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 주변을 얼쩡거렸다.
금강송 군락지를 가려고 했으나 백두대간 수목원이 담장을 둘러쳐 놓아 가질 못했다. 개방하면 걸어서 가거나 수
목원에서 운영하는 셔틀 자동차를 타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코스를 돌아 온 남편 왈 도심3리로 해서 승용차로 금강송 군락지를 볼 수 있단다.)
주실령에서 도심 3리, 도심 2리를 길 따라 놀망놀망 지나는데 온통 사과밭이다.
붉은 홍옥을 출하 준비 하고 있는 농가에 들러 약간 점이 있는 사과 한 바구니를 샀다.
올여름 너무 가물고 햇볕이 강해 사과가 크지 않고 많이 유실되었다는데 주렁주렁 달린 풍경은 좋아만 보였다.
추석 전이라 그런지 맛은 그리 달지는 않았으나 사근사근한 살과 입안에 가득 담기는 즙이 상큼하였다.
보물 제52호인 서동리 삼층석탑을 찾아갔는데 춘양중 상업고등학교 운동장 왼쪽에 있다.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하는 기계 소리 요란했다.
동탑과 서탑이 나란히 있는 이 탑은 일신라시대로 추정하며 고찰 람화사의 옛터로 알려져 있다.
만산고택은 지난번에 들렸기에 다음으로 성암 권철연이 살던 권진사댁(민속문화재 제181호)으로 갔다. 하지만
꽉 닫힌 대문 사이로 들여다보다가 여의치 않아 물러 나왔다.
다시 길로 나와 얼쩡거리다가 춘양 성당을 보았다.
흐린 하늘에 붉은벽돌 건물이 눈을 산뜻하게 하였다.
성당 안에서 잠시 내 마음의 주님과 대화하고 나와 백일홍 공원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사진 몇 컷 담았다.
오늘도 춘양읍과 서벽을 도는 외씨버선길이 참 좋았다는 남편.
가는 곳마다 붉은 사과밭, 붉은 금강송이 있어 힘든 줄 모르고 끝났다며... 다음 구간이 기라려진다나.
일주일에 한 번씩 총 9회로 청송에서 춘양 주실령까지 걸어오면서 외롭거나 힘들다 생각한 적 한 번도 없다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