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이 적에, 집 둘레에 앵두나무가 지천이었어요.
뱀이 앵두나무를 싫어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 예전에 집 주위에 뱀이 자주 출몰하였거든요.
산에 둘러싸인 집이라 마당에도 축대에도.
어머니가 기함했던 딱 한 번, 모기장 안에도 있었다네요. 밤을 같이 보냈다는 건데....
시골에는 중방(가운데 방)이 있는데 문이 뒤에도 있었어요.
유일한 공부방인데 앉은뱅이책상 앞에 늘 방석이 놓여 있답니다.
삼촌 왈, 무심코 앉았다가 물컹해서 밖으로 반사적으로 튀어나갔는데 글쎄 뱀이었다네요.
보지 못한 나는 믿거나 말거나이지요.
시골 내려온 지 삼 년이 되었는데 아직 뱀을 본 적이 없어요.
아마 풀 죽이는 제초제 때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