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은 바람이래 / 노은의 (이병 엄마의 편지 ) 중에서
자식은 바람이래
내 몸 빌어 이 세상에 나온
한 줄기 꽃 바람이래
자식이란는 귀한 알맹이 하나
이 세상에 내 보낸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그만 껍대기가 되고 만거야
빈 소라 껍대기 귀에 대면
늘 한줄기 바람소리가 들려
바람 한줄기 이 세상에 내보내고
나는 바람에 어머니가 된거야
세상에 모든 어머니는
바람의 어머니 이고
세상에 모든 자식은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세상을 떠돌지
때로는 부드러운 솔 바람이 되고
때로는 매서운 꽃 바람이 되고
때로는 애틋한 눈물 바람이 되고
늘 가슴에서 가슴으로
불어대고 있지
아침이 오면 내 어깨를 툭 건드리며
아침 인사 건내고는 저만큼 달아나고
한 낮에는 산들 바람으로
내 머리칼을 흩날리고
해 저물면 저녁 바람되어
고물고물 내 안으로 스며들어
자식은 바람이래
단잠속 아스레한 꿈 길에서 조차
내 마음에 문 밖을 서성이는
애잔한 바람 한줄기
"노년에도 바람은 분다"
누가 노년을 꺼져가는 등불이라 했나
바람앞에 등불처럼
살아온 만큼 꿈도 많았고
만난만큼 그리움도 많은데
세월이 이기지 못하고 약해지는
가슴 이지만
아직도 해지는 저녁 무렵이면
가슴에서 바람이 분다
이제는 날 무딘 칼날처럼
어느 가슴하나 벨수 없지만
바람소리 요란한 가을 들판에 서면
알수없는 마음들이 날카로운 갈퀴를 세우고
어디론가 용감히 달려 가기도 한다
세상 모든 그리움이 저 혼자이고
마주하고 살아도 외로움 많던 시간들이
때로는 별밤에 울려 펴지는
첼로소리 처럼 눈물 겹지만
붙잡지 않아도 떠날수 있고
기다리지 않아도 갈수 있다
눈물겹게 저무는 노을이라 했나
아직도 사랑 앞에 서면
북소리 처럼 둥둥 울리는가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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