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서정춘
그것은, 하늘아래
처음 본 문장의 첫 줄 같다
그것은, 하늘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길게 당겨주는
힘줄 같은 것
이 한 줄에 걸린 것은
빨래만이 아니다
봄바람이 걸리면
연분홍 치마가 휘날려도 좋고
비가 와서 걸리면
떨어질까 말까
물방울은 즐겁다
그러나, 하늘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당겨주는 힘
그 첫 줄에 걸린 것은
바람이 옷 벗는 소리
한 줄 뿐이다
최창균 시집 『백년 자작나무숲에 살자』창작과 비평사, 2004 (0) | 2011.03.18 |
---|---|
설야 / 김광균 (0) | 2011.02.15 |
또다른 사랑 /곽재구 (0) | 2011.01.27 |
놓았거나 놓쳤거나/천양희 (0) | 2011.01.27 |
자식은 바람이래 / 노은의 (0) | 2011.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