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늙기 전에
//잎 떨어지고 빈자리가 무척이나 썰렁했는데, 하나둘 꽃이 피기 시작하니 나도 새로 피어나는 듯하여 즐거운데
무엇이 그리 급한지 목련꽃 벌써 지는구려
앞산에 산벚꽃 흐드러지게 피었고, 울타리 둘레에 라일락 꽃망울도 창작 활동에 몰입한 봄의 태가 참으로 아름답다오.
노곤한 낮 볕이 조울 때 쑥국이 소리 허공을 건너오면 괜스레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대수롭지 않은 바람 소리에도 생각이 무성해진다오.
꽃 진 자리에 창조의 열매가 까맣게 여물기 전에 둥글고 뾰족한 잎새들의 시어가 무디어지기 전에 훌쩍 다녀가시게나.
벚꽃 잎 흰 나방처럼 날아드는 늦은 저녁, 따스한 밥상에 마주 앉아 보세나.//
더 늙기 전에 자연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이에게
그리운 이에게 이런 편지 띄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