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마지막 휴일, 구절초를 만나러 덕유산에 갔다.
너무 늦게 방문한 탓에 구절초와 붉은 산부추꽃 대다수가 지친 모습이었다.
다행이 몇몇은 생생한 얼굴로 반겨 주었다.
도둑처럼 흘러가는 시간의 물결을 거슬러 늙지 않으려 하는 것은 사람들의 욕심인 것이다.
자연스럽게 계절에 순응하는 초목들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단풍물이 막 번지는
나뭇잎 하나
입에 넣고 씹으면
한 입 베어 무는 소리가
붉은 사과처럼 달콤할 것 같은
파란 사과처럼 새콤할 것 같은
한 아름의 실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