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의정부 전국문학공모전 운문부문 장원]
나비의 순장(殉葬)
바람의 장례를 보고 있다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는 나비의 죽음
지난번 날개를 편 채 죽었던 잠자리 날개 밑에서
웅성거렸던 한 무리
사인은 저 날개를 떠받치고 있던 바람의 죽음 때문에
추락사한 것이다
날개를 실어 나르던 바람도 유한의 생명이어서
날개의 죽음이 있는 것
날개 밑에 모인 저 웅성거림
어쩌면 저 무리가 바람의 조상일지 모를 일
나비 날개의 넓이만큼 흙을 뒤집고
봉분을 만들고 있다
주검을 가만히 들어 올리자 날개 밑으로
흐르는 이 고요
바람의 죽음이 틀림없다
날개에 바람이 이는 것이 아닌
바람에 날개가 날았던 것
바람에 대한
날개의 보은(報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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