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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밤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by 김낙향 2017. 4. 1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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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밤 

 

 

 

처마 끝 전등 옆에 나방이 한 마리

깊은 기도에 빠져들고

나는 어둠의 벽에 또 한 마리의 나방

 

마음 깊은 곳

아득해진 생각이 밤의 고요를 짓누르는데

개 짖는 소리 에돌아 오고

별빛은 애써 끄집어내는 기억 같다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어머니 잠꼬대는

아직 밭고랑에 힘겨운 몸을 부리고 계신가

간간이 뒤척이는 어둠 속 상수리나무도

고단해 보인다

 

여치 한 쌍 이제야 간간이 음률을 고르는데

고샅에서 힐금거리던 박 한 덩이

어느새

안개를 덮고 잠들었구나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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