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밤
처마 끝 전등 옆에 나방이 한 마리
깊은 기도에 빠져들고
나는 어둠의 벽에 또 한 마리의 나방
마음 깊은 곳
아득해진 생각이 밤의 고요를 짓누르는데
개 짖는 소리 에돌아 오고
별빛은 애써 끄집어내는 기억 같다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어머니 잠꼬대는
아직 밭고랑에 힘겨운 몸을 부리고 계신가
간간이 뒤척이는 어둠 속 상수리나무도
고단해 보인다
여치 한 쌍 이제야 간간이 음률을 고르는데
고샅에서 힐금거리던 박 한 덩이
어느새
안개를 덮고 잠들었구나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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