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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헐하다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by 김낙향 2017. 4. 1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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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헐하다

 

 

 

마을버스를 타고 근교 산에 갔다

머플러처럼 감기는 바람의 감촉이 보드랍다


걷느라 미처 이름 불러주지 못한

소나무

상수리나무

서어나무

진달래와 철쭉이 반갑게 손을 흔든다


모으면 한 됫박이 넘을 듯한

뾰족한 듯 동그란 듯 야문 새 노래는

숲속 아카펠라였다

 

마냥 리필 되는 운율과

감미로운 바람

숲의 향기

 

오늘 마을버스 요금 500원이 정말 싸다

 

집에 돌아오니 옷에 풀씨 댓 개가 붙어 있다

헐하다 하고선 나도 모르게 씨앗을 훔쳐 오다니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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