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
젖은 시간에 밀가루를 풀어
태양을 닮은
달걀노른자를 넣고
익은 김치도 송송 썰어 넣을게요
낙숫물 소리로 농도 맞추고
감칠맛 나게 솔 라 시도 다져 넣어
노을빛으로 부칠게요
당신과 나의 예민한 언어가
말랑하게 익도록 팬을 뜨겁게
달굴게요
당신의 삼각김밥도
최저 시급도 잊고
노후의 공포도
가뭄에 썩지 않는 낙엽도 잊고
튀는 기름 소리에 귀 기울여 보아요
빗소리 화음 같지 않나요
부침개 냄새가 익으면서 익으면서
당신과 내가 납작납작 익네요
素然김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