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質)-改作 / 김경미
2008.04.28 by 김낙향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 정일근
섶섬이 보이는 방... 등 / 나희덕
감나무 ... 등 / 이재무
가지가 담을 넘을 때.. 등 / 정끝별
들판 / 오규원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 손택수
2008.04.26 by 김낙향
소월 시
2008.04.01 by 김낙향
질(質)-改作 / 김경미 ....... 노작문학상 어머니는,옷은 떨어진 걸 입어도 구두 만큼은 비싼 걸 신어야 한다 아버지는,소고기는 몰라도 돼지고기만큼은 최고 비싼 질을 먹어야 한다 그렇다 화장하다 만 듯 사는 친구는,생리대만은 최고급이다 먹는 입 싸도 칫솔에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 ..
마중물/시인들 시 2008. 4. 28. 14:51
(소월시 문학 대상작)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 밥상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어머니의 두레밥상은 어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내 꽃밭에 앉는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
마중물/시인들 시 2008. 4. 28. 14:39
섶섬이 보이는 방 -이중섭의 방에 와서 나희덕 서귀포 언덕 위 초가 한 채 귀퉁이 고방을 얻어 아고리와 발가락군*은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다 두 사람이 누우면 꽉 찰, 방보다는 차라리 관에 가까운 그 방에서 게와 조개를 잡아먹으며 살았다 아이들이 해변에서 묻혀온 모래알이 버석거려..
마중물/시인들 시 2008. 4. 28. 14:35
감나무 이재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
마중물/시인들 시 2008. 4. 28. 14:29
가지가 담을 넘을 때 / 정끝별 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믿어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한 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 센 비가 아니었으면 밤새 정분만 쌓던 도리 없는 폭설이 아니었으면 담을 넘는다는 게 가지에게는 그리 신명 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고 담 밖을 가둬두는 저 금단의 담이 아니었으면 담의 몸을 가로지르고 담의 정수리를 타 넘어 담을 열 수 있다는 걸 수양의 늘어진 가지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련 가지라든가 감나무 가지라든가 줄장미 줄기라든가 담쟁이 줄기라든가 가지가 담을 ..
마중물/시인들 시 2008. 4. 28. 14:23
들판 오규원 관절염을 앓는 늙은 감나무 가지 사이로 엉큼한 서너 개의 바람이 불고 있다 드문드문 누워서 햇빛을 죄는 무덤에서 김해 김씨의 족보와 창세기 제1장 제 2절이 걸어나오고 먼지 속에 묻혀버린 발자국이 매일 풀밭에서 벌어지는 신의 음모에 참석차 기웃둥 기웃둥 가고 있다 ..
마중물/시인들 시 2008. 4. 28. 00:14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손택수 명절 앞날 세탁소에서 양복을 들고 왔다 양복을 들고 온 아낙의 얼굴엔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내 양복 주름이 모두 아낙에게로 옮겨간 것 같다 범일동 산비탈 골목 끝에 있던 세탁소가 생각난다 겨울 저녁 세탁, 세탁 하얀 스팀을 뿜어내며 세탁물을 얻으러 다니던 사내 그..
마중물/시인들 시 2008. 4. 26. 23:51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못 잊어 못 잊어 생각이 ..
마중물/시인들 시 2008. 4. 1.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