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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황병승

마중물/시인들 시

by 김낙향 2014. 5. 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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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상블

 

               황병승

 

 

  골방의 늙은이들은 우물쭈물하지

  죽음이 마치 올가미라도 되는 양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가들

  인생이 마치 가시밭길이라도 되는 양

 

  알약을 나눠먹고 밤거리를 배회하는 소녀들

  환각이 마치 지도라도 되는 양

 

  편지를 받아든 군인들은 소총을 갈겨대지

  이별이 마치 영원이라도 되는 양

 

  술에 취해 뒹굴며 자해하는 노숙자들

  육체가 마치 실패의 원인이라도 되는 양

 

  각별하고 깊은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침묵이 마치 그 해답이라도 되는 양

 

  놀람 속에서 바라보는 시인들

  순간이 마치 보석이라도 되는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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