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이든 여자는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by 김낙향 2017. 3. 20. 01:21

본문



        나이든 여자는

 

 

 

오전과 오후를 시간과 분으로 토막 내어 시금치와 당근에 섞어 팔이 빠지도록 야무지게 다져 야채만 먹여 아들과 남편이 눈이 빨간 토끼가 되어 다소 엽기적이지만 붉은 고기가 먹고 싶어 제 혀를 씹어도 결국은 길들일 수 있을 거라고 선홍빛 붉은 토마토를 주면서 고분고분 하라고 더 늙기 전에 장가가라고 지금까지 주었던 소와 돼지와 닭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사랑은 야채 같은 것이라고 사랑은 샐러드 맛이라고 오이와 양배추 치커리로 푸른 밥상을 만들고

 

여자는 돌아앉아

고기가 듬뿍 들어 있는 피자를 먹으며

뿔을 키우고

알통을 키우고



- 소연 -


'나의 뜰 > 마음 안에 풍경.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재에서  (0) 2017.03.20
겨울 주목  (0) 2017.03.20
아름다운 상가喪家   (0) 2017.03.20
익숙한 감성에  (0) 2017.03.20
산다는 것은  (0) 2017.03.2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