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비닐봉지 속에 언젠가 쓰고 남은
감자 두 개
부둥켜안은 체 굳어있다
절박한 신호를 보냈을 텐데
눈치를 채지 못하였다
고열에 시달리던 몸 아직 농이
끈적인다
비닐을 움켜쥔 살점을 떼어 내니
어미의 안간힘으로 밀어낸
환한 어린싹 하나
검게 변한 어미 배꼽을 꼭 잡고 있다
내가 외면한 게 어찌 감자뿐이었는가
누군가 나 때문에 아팠고
상처가 덧났을지도 모르는데
알게 모르게 외면했던
버려둔 삶이
또한 나의 상처이기도 했으니
더 늦기 전에
무관심에 덧난 상처와 화해하고 싶다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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