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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by 김낙향 2017. 3. 2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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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관심



비닐봉지 속에 언젠가 쓰고 남은

감자 두 개

부둥켜안은 체 굳어있다

절박한 신호를 보냈을 텐데

눈치를 채지 못하였다

열에 시달리던 몸 아직 농이

끈적인다

비닐을 움켜쥔 살점을 떼어 내니

어미의 안간힘으로 밀어낸

환한 어린싹 하나

검게 변한 어미 배꼽을 꼭 잡고 있다


내가 외면한 게 어찌 감자뿐이었는가

누군가 나 때문에 아팠고

상처가 덧났을지도 모르는데


알게 모르게 외면했던

버려둔 삶이

또한 나의 상처이기도 했으니


더 늦기 전에

무관심에 덧난 상처와 화해하고 싶다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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