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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눈 꽃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by 김낙향 2017. 3. 2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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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눈 꽃

 

 

누가 농담처럼 이름 지었을까

끄떡도 없이 겨울을 건너온 그녀에게

 

피어난 기쁨이 그렁그렁 차오른 노란 수채를

미풍이 정돈하는 동안

어떤 의식이 기척 없이 무르익는지 고요가 깊어진다

어쩌다 손이라도 닿으면 그녀의 수채가

마술처럼 사라질 것 같아

덩달아 내 안의 렌즈가 쨍그랑 깨질 것 같아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데

 

구름은 지루하게 섰다가 가고

미풍은 하염없이 들락거리고

 

뻐근해진 시간이 눈꺼풀 닫았다 여는 사이

불쑥 나타난 털보등에 한 마리 정지비행 하는 찰나

햇살 조명 켜지고

카메라 '큐'


숨죽인 침묵을 가로질러

에로스 금화살 같은 긴대롱을 그녀의 심장에 꽂아

입 맞추는 털보등에


카메라 '컷'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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