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장
"아지매요 오셨니껴"
"자네 시어른 건강은 어떠신가?"
햅쌀밥처럼 쫀득한 억양이 와글거리는 시장 좌판에는 참빗, 반짇고리, 다식판이 향수를 부추기고 망태기와 지게가 헐렁하게 누워 장꾼을 구경하고 손다리미는 인두에 기대어 공복을 즐기고 있다 비릿한 생선 냄새와 펄펄 끓는 선짓국도 왁자하고 예고 없이 터지는 뻥튀기 포 소리에 놀라 튀어나오는 투박한 소리 "아이고! 시끕이야!" "각중에 뭐꼬!"
활짝 웃는 어르신들 얼굴에서 오후 햇살이 주름골로 이울고
헐렁헐렁한 시간을 돌아 나오는 골목
우뭇가사리 냉국을 마시는 아낙 등에서 잠든 아이가
눈물 콧물로 집으로 가는 길을 그리고 있다
- 素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