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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 곽재구

마중물/시인들 시

by 김낙향 2017. 12. 2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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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 곽재구




이른 새벽

강으로 나가는 내 발걸음에는

아직도 달콤한 향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산자락 타고 내려온 바람 중

눈빛 초롱하고 허리통 굵은 몇 올 끌어다

눈에 생채기가 날 만큼 부벼댑니다


지난 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강둑에 매인 채 출렁이고

작은 물새 두 마리가 해 뜨는 쪽을 향하여

힘차게 날아갑니다


사랑하는 이여

설령 이 나루터를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다 해도

내 기다림은 끝나지 않습니다


설레이는 물살처럼 내 마음

설레이고 또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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