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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죽 詩

한시(漢詩)

by 김낙향 2022. 9. 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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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선의 호는 설죽이다-

 

 

*봄날 잠에서 깨어나

 

 

봄바람에 버들가지 한들거리자

날던 꾀꼬리 몸을 가눌 수 없군요

 

예쁜 창가에서 꿈을 깨니

임 그리워 얼굴에 수심만 가득하여요

 

 春窓睡覺(춘창수각)

 

 

春風吟弄綠楊枝(춘풍음롱록양지)  漂蕩流鶯不自持(표탕유앵부자지)

夢罷紗窓春日晩(몽파사창춘일만)  相思無奈祗顰眉(상사무내지빈미)

 

 

* 서호억성석전(西湖億成石田)

- 서호에서 석전과 함께하였던 것을 기억하며

 

십년동안 석전과 한가로이 벗하여 놀며               十年閑伴石田遊(십년한반석전유)

양자강 머리에서 취하여 몇 번이나 머물렀던가    陽子江頭醉幾留(양자강두취기류)

임 떠난 뒤 오늘 홀로 찾아오니                              今日獨尋人去後(금일독심인거후)

옛 물가엔 마름꽃 향기만 가득하네                        白蘋香滿舊汀洲(백빈향만구정주)

 

 

*낭군 거후

 

낭군님 떠난 뒤에 소식마저 끊겼는데                     郎君去後音塵絶

봄날 청루에서 홀로 잠들어요                               獨宿靑樓芳草節

촛불 꺼진 창가에서 끝없이 눈물을 흘리는 밤          燭盡紗窓無限啼

두견새 울고 배꽃도 떨어지네요                            杜鵑叫落梨花

 

 

*錦帷(금유) 

 

비단 장막 내리고 중문도 닫아거니

모시 적삼 소매 눈물로 얼룩져요

화려한 말 타신 내 임은 어디 계실까

삼경에 흐르는 눈물 견딜 길 없어라

 

錦帷秉却掩重門(금유병각엄중문)

白苧衫襟見淚痕(백저삼금견루흔)

玉勒金鞍何處在(옥륵금안하처재)

三更殘淚不堪聞(삼경잔루불감문)

 

*寄七松堂(기칠송당) / 조선중기

- 칠송(七松) 에게 / 설죽의 막내동생 운선(雲仙). 

 

고운 봉황이 둥지를 떠나                       綵鳳離巢去(채봉이소거)

슬피 울며 제각기 흩어져 떠나가네        哀鳴各散飛(애명각산비)

차가운 산과 남포애 달 오르면                寒山南浦月(한산남포월)

서로 생각하며 꿈에서도 그리워하네      相億夢依依(상억몽의의)

 

벌레 소리 멈추자 등잔불도 꺼지고

주렴엔 흐릿하게 새벽안개 흘러요

고향 땅 그 어디쯤일까요

하늘엔 반달만 창가에 떠 있네           - 완산 관아에서 관기로 머물 때 -

 

 

*춘장

 

봄단장 서둘러 끝내고 거문고 튕기니 

주렴에 붉은 햇살 가벼이 차오르네

 

밤안개 짙은 끝에 아침 이슬 흠뻑 내려

동쪽 담장 아래 해당화 울고 있어요

 

*백마강 회고

 

저물녘 고란사에 머무르니                       晩泊皐蘭寺(만박고란사)

서풍이 불어와 홀로 누대에 기내네          西風獨倚樓(서풍독의루)

용은 간데 없지만 강은 만고에 흐르고      龍亡江萬古(용만강만고)

꽃은 떨어져도 달은 천추를 비치네           花落月天秋(화락월천추)

 

*

- 한양에서 -

 

이십년전 남극에서 만났던 벗님 오늘에야 한양에서 만났어라

고운 집에 촛불켜고 술잔 기울여 정담 주고받아 즐거운 모임 흥겹구나

 

-

관악산 앞에 기러기 날아가고 나무엔 저녁연기 감겼네

가을 다 가도록 소식 없어 고향 바라보니 눈물이 옷깃을 적시네

 

- 부모를 그리워하며

 

여러해 떠돌며 눈물 흘렸는데 고향에는 늙으신 부모님 계시네

간밤 서리에 기러기 떼에 놀랐더니 하늘 멀리 소리 끊겨 대오마져 끊겼네

 

 

적막한 병풍 속에 비단 장막 드리우니

남긴 옷에 임의 체취만 남았어라

 

평생노래하며 춤추리라 생각했지

오늘처럼 이별 아픔 있을 줄이야

 

*추사

 

물빛 같은 하늘에 달도 푸른데

나뭇잎 바스락거리고 살며시 서리 내려요

열두 난간 누대에서 홀로 잠을 청하니

공연히 병풍 속의 원앙이 부러워요

 

-

제 모습 솨잔한 연꽃 같구요

낭군님 마음 흘러가는 물 같아요

흘러가는 물이야 물결 흔적 없지만

연꽃 향기는 멎질 않거든요

 

-

초승달과 난간이 주렴에 아른거리고

누대에서 잠 깨니 절로 수심에 쌓이네

서풍은 이별의 아픔 아랑곳 않고

오동잎 흔들며 이른 가을 알려요

 

-

이별했던 강가에 시절이 뒤바뀌니

근심스레 흘린 눈물이 샘을 이뤄요

귀뚜라민 내 마음 헤아리지 못하고

베개 머리에서 무한히 가을을 알려요

 

 

-설죽의 고독과 정서가 담긴 시

 

*낭군거후(郎君去後)

 

낭군님 가신 뒤에 소식마져 끊겼으니           郞君去後音塵絶(랑군거후음진절)

아름다운 봄날 청루에서 혼자 잠든다오        獨宿靑樓芳草節(독숙청루방초절)

촛불 꺼진 사창에서 한없이 물부짖다           燭盡沙窓無限啼(촉진사창무한제)

두견새 부르짖음 끊기니 배꽃에 당니 비치오  杜鵑叫落梨花月(두견규락이화월)

 

*득루자운(得縷字韻) / 루자 운으로 지은시    

 

저녁은 서풍이 불고              西風日夕起(서풍일석기)

성긴 비로 낙엽이 흩날리네     落葉飛疎雨(락엽비;소우)

빈 주렴 속 인적은 없고          空簾寂無人(공렴적무인)

향로에 실연기만 피어오르네    寶鴨香一縷(보압향일루)

 

-               

 

산달이 촛불처럼 밝은데 산속의 밤 길기만 햐여요

찬 갈 까마귀 까악까악 울고 서리 맞은 잎 쓸쓸이 지네요

 

-

비단 창가엔 반딧불 반짝이구요

풀벌레는 고운 우물가에서 울어요

무정한 가을밤 풀벌레가

절 슬프고 처량하게만 해요

 

-

맑은 밤 어두워지니 강바람 일고 창가에 홀로 앉아 강물 소릴 듣네

적적한 초당엔 인적이 끊기고 등불 하나 제 마음 달래 주어요

 

-

주렴과 등불 긴 밤을 짝했고

화로에 남은 연기 향기처럼 피어오르네

평생토록 한스럽긴 청루객에게 몸 맡겨

울며 지내자니 제 가슴만 타요

 

- 촛불 앞에서

 

촛불 앞에 앉아 원앙을 수놓는데

하늘엔 구름 걷혔고 이 밤은 길어요

달 오른 서쭉 연못에 바람이 넉넉히 불고 

이따금 연꽃이 난간으로 향기를 보내 주어요

 

燭前(촉전)

 

燭前閑坐繡鴛鴦(촉전한좌수원앙) 雲毋屛空夜正長(운무병공야정장)

月白西池風落滿(월백서지풍락만) 芙蓉時動玉欄香(부용시동옥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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