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2017.03.20 by 김낙향
비
서재에서
겨울 주목
나이든 여자는
아름다운 상가喪家
익숙한 감성에
산다는 것은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2017. 3. 20. 01:52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2017. 3. 20. 01:45
서재에서 지붕 위로 뜰로 걸어 다니는 눈발 소리 사그락 사그락 잠시 눈감은 잠결에 쌓이는 아늑한 소리 싸그락 싸그락 나를 업고 마실 가는 어머니 옥양목 치마 스치는 소리에 쓸리고 쓸리다가 엷어져 뚝 끊어진 잠 - 소연 -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2017. 3. 20. 01:43
겨울 주목 태백산에서 촌장 같은 그를 만났습니다 세월이 갉아먹고 남은 뼈마디 번개에 먹혀 숭숭 뚫린 옆구리 천년을 산다는 그의 몸은 서사시입니다 몸에 박힌 두툼한 시멘트 덩어리는 불멸과 소멸의 비대칭으로 난해하지만 절제하듯 피워낸 안개꽃 절규하듯 피워낸 얼음꽃 부록처럼 ..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2017. 3. 20. 01:34
나이든 여자는 오전과 오후를 시간과 분으로 토막 내어 시금치와 당근에 섞어 팔이 빠지도록 야무지게 다져 야채만 먹여 아들과 남편이 눈이 빨간 토끼가 되어 다소 엽기적이지만 붉은 고기가 먹고 싶어 제 혀를 씹어도 결국은 길들일 수 있을 거라고 선홍빛 붉은 토마토를 주면서 고분..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2017. 3. 20. 01:21
아름다운 상가(喪家) 앵초꽃을 따라가다 만난 나무의 주검 슬픔 짙은 응달과 이끼가 뼈와 살에 초록 수의를 입히고 있다 묵묵히 둘러선 나무들 보이지 않는 슬픔의 무게에 나뭇가지 출렁 흔들린다 이따금 햇살이 다가와 초록 수의를 고요히 매만지는 동안 몇몇 새들도 가볍게 입맞춤하고..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2017. 3. 20. 01:18
익숙한 감성에 김광석의 노래 이은미 김종환의 노랫말을 따라가면 이슬에 젖은 한 시절을 만나고 가을보다 더 붉은 사랑을 만나 그 노랫말에 우련히 젖어 들면 어딘가 멀리 돌아온 듯한 기억 한 자락 남의 이별이 남의 사랑이 언젠가 내 기억에 살은 듯해 노래가 끝나도 아스라이 맴..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2017. 3. 20. 01:17
산다는 것은 딸아 보름달처럼 웃어라 너에게 가난한 밥상을 차려 줄 때도 간식을 줄 때도 말랑하고 따끈한 심장을 듬뿍 첨가하였으니 사랑을 성심껏 요리하여라 생을 자작자작 뜸 들여라 생각 없이 달력을 넘기지 마라 예리하여 손가락을 다칠 수 있으니 아들아 나사 하나 풀고 크게 웃..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2017. 3. 20. 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