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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 / 김기림

마중물/시인들 시

by 김낙향 2015. 5. 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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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

 

_ 김기림

 

무너지는 꽃이파리처럼

휘날려 발 아래 깔리는

서른 나문 해야

 

구름같이 피려던 뜻은 날로 굳어

한 금 두 금 곱다랗게 감기는 연륜.

 

갈매기처럼 꼬리 덜며

산호 핀 바다 바다에 나려앉은 섬으로 가자.

 

비취빛 하늘 아래 피는 꽃은 맑기도 하리라.

무너질 적에는 눈빛 파도에 적시우리.

 

초라한 경력을 육지에 막은 다음

주름 잡히는 연륜마저 끊어 버리고

나도 또한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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