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열리는 마음
겨울이면
장독대 소복이 쌓인 눈이 아름다운 집
처마 밑에 고드름 가지런히 달린
그 고드름 아작아작 씹던 단발머리 소녀가 살던 집
청솔가지 타는 소리와
문틈으로 새어드는 연기 냄새
여물 익는 냄새에 아침잠 털고 나오면
아버지,
불빛에 익은 얼굴로 잉걸불 화로에 담고 계시는
따스한 풍경이 있던 집
댓돌에 기대놓은 지게 발 위로
때 묻은 고무신 속으로
살구꽃 분분히 날리는 봄이 아름다운 집
보리밥 위
뽀얀 분이 나는 감자와
매콤한 장떡이
슬픈 밥상을 위로하던 기억이
모깃불 피워놓고 멍석에 누워
방귀 뽕뽕 뀌며
별자리 찾던 어린 내가 살던 집
자꾸
생각이 난다
생.
각.
이....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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