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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열리는 마음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by 김낙향 2017. 4. 3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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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열리는 마음

 

 

 

겨울이면

장독대 소복이 쌓인 눈이 아름다운 집

처마 밑에 고드름 가지런히 달린

그 고드름 아작아작 씹던 단발머리 소녀가 살던 집

 

청솔가지 타는 소리와

문틈으로 새어드는 연기 냄새

여물 익는 냄새에 아침잠 털고 나오면

아버지,

불빛에 익은 얼굴로 잉걸불 화로에 담고 계시는

따스한 풍경이 있던 집

 

댓돌에 기대놓은 지게 발 위로

때 묻은 고무신 속으로

살구꽃 분분히 날리는 봄이 아름다운 집

 

보리밥 위

뽀얀 분이 나는 감자와

매콤한 장떡이

슬픈 밥상을 위로하던 기억이

 

모깃불 피워놓고 멍석에 누워

방귀 뽕뽕 뀌며

별자리 찾던 어린 내가 살던 집

자꾸

생각이 난다

생.

각.

이....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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