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사내아이
어떻게 기억해 냈을까
민들레 씨앗을 보면 날고 싶다는 것을
씨앗을 밀어 올리는 바람을
바람 사이로 터지는 햇볕의 과즙을
어떻게 기억해 냈을까
팔을 활짝 펴고 뛰면
잠자리처럼 사뿐히 날 수 있을 거라는 걸
발그레한 볼을 스치는 바람의 감촉을
머리카락을 밀어 올리는 바람의 속도를
느낌 안애서
어떻게 기억해 냈을까
팔 그네를 즐기며
그래서
더 높이, 높이를 외쳤을까
민들레 씨앗을 입에 물고 뛰는 아이
옆으로 펴든 양팔에 뽀얀 날개가 보인다
* 김기택 시 '어떻게 기억해 냈을까'를 패러디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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