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의 사진에서
누추한 창窓을 만났다
빈곤의 물감이 얼룩진 창에
꽃 없는 식물 줄기 하나 기대어 있다
느닷없이
옥탑방이 떠 올랐다
야트막한 지붕
버스 정류장이 잘 보이는 창
옥양목 꽃무늬 커튼
아른거리는 기억의
영상들....
흑백 티브이도
각이 맞지 않는 창, 밖
녹슨 연통에 삐딱하게 걸린 깡통
난간에 붉은 맨드라미
또,
좁고 가파른 계단에서 바라보던 별자리
또
또, 바람 앞의 등불 같은 희망들도
빛바랜 기억이
낡은 상처가
느닷없이 가슴 따스해진다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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