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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사진에서

나의 뜰/마음 안에 풍경.1

by 김낙향 2017. 5. 1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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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사진에서

 

 

 

누추한 창窓을 만났다

빈곤의 물감이 얼룩진 창에

꽃 없는 식물 줄기 하나 기대어 있다

 

느닷없이

옥탑방이 떠 올랐다

 

야트막한 지붕

버스 정류장이 잘 보이는 창

옥양목 꽃무늬 커튼

 

아른거리는 기억의

영상들....

 

흑백 티브이도

각이 맞지 않는 창, 밖

녹슨 연통에 삐딱하게 걸린 깡통

난간에 붉은 맨드라미

또,

좁고 가파른 계단에서 바라보던 별자리

또, 바람 앞의 등불 같은 희망들도

 

빛바랜 기억이

낡은 상처가

느닷없이 가슴 따스해진다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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