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항아리 외벽에 돌기가 생겼다
뭔가 자꾸만 밀어내고 있다
돌기 사이로 수없이 많은 실금이 구불거린다
오랜 세월 스스로 길이 되었다가
채울 수 없는 허기를 밀어내고 있는지
물을 담아 우릴 때
맵고 짠 기억을 몸 밖으로 밀어내는 것은
아직 그 시절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
돌기를 맛보니
된장 맛도
간장 맛도 아니다
맵지도 짜지도 않은 찝찔한 듯 맹맹한 맛
눈물이다
옹기에도 눈물이 있었던 거다
할머니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꾹꾹 눌러 놓았던 눈물이다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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