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에는
크고 작은 돌이
깨지고 모난 돌이 포개져 있다
깨지고 삐뚤어진 돌이
큰 돌의 균형을 잡아주는 풍경을 보며
혼자 열심히
살아냈다는 말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끼리끼리 산다고 하는 요즘
둘러보면
또 다른 끼리끼리의 힘에 속해 있다
같은 끼리끼리의 세상은 없다
서로서로 팽팽히 당겨 편편해 지는 것이
세상이다
뜨겁게 달지 않은 다리미는
옷의 주름을 반듯하게 할 수 없듯이
살아 보니
거슬리는 잔소리, 쓴 소리도
구겨지지 않게 모서리를 잡아주는
혈 자리였다
- 소연 -
*《시에티카》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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