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얀 무스카리 세 뿌리만 사다 심었다. 내년이면 식구를 와르르 번식시킬 것이기에.
이 꽃 이름은 왠지 자꾸 잊어버린다.
이젠 암기가 쉽지 않은 나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란 노랫말이 생각난다.
일흔이 넘으면 다들 덤으로 사는 삶이라 하지만, 난 그 덤이란 말이 마뜩잖다.
덤이란 말을 생각하면 거저 끼워서 주는 값어치 없는 물건이 떠오른다.
나이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이 애타게 아깝다.
야금야금 맛을 음미하듯이 아껴서 쓰고 싶지만 아낄 수 없는 것이 시간이다.
인문학자 김열규의 저서 <아흔 즈음에>서 읽은 글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남은 찌꺼기 느낌인 여분의 삶이 아닌, 은은하고 고운 여운이 있는 생, 여광의 생을 살도록 애써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