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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난초

사진/야생화와 뜰꽃

by 김낙향 2020. 4. 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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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굳이 시간 맞추어 해내야 할 일도 없다.

코로나 때문에 가야 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집 언저리 300평 텃밭이 나에게 해내야 할 과제물이었는데 올해부터는 내려놓기로 했다.

보호받아야 할 나이는 정해진 숫자가 없지만 예전 같지 않은 체력이 일 같지 않은 일에도 자꾸 반란을 하니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몇 가지 먹거리는 심어야 하기에 100평 정도 비닐을 혼자 엎드려 씌우고 나니 허리가 무지 아프다.

마음보다 먼저 허물어지는 몸에 자괴감이 들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시간에 맞추어 해내야 할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은 없다. 이게 시골 생활이다.

때에 맞추어 심어야 하고, 거두어야 하고, 줄기차게 부지런한 잡초와 경쟁을 하려면 외로움도 적막도 우울까지도 사치라는 말이 나온다.

 

 

아픈 허리를 펴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나를 고개 갸웃하니 제치고 바라보는 새우난초를 보니 풍문 따라 새우난과 금새우란을 찾아 안면도까지 갔던 예전 시간여행이 새록새록 파랗게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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