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보내고
몽산포 항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도
물새 가족도
나도 노을이 되었다
눈부신 아침이 되어
대지의 밥이 되었다가
대지의 꽃이 되었다가
감자꽃을 낳고
수수 알을 낳고 혼자 저무는
소리 없는 함성이 노을이다
아름다운 열꽃이다
저문다는 것은
박힌 가시를 뽑아내 상처를 쓰다듬는
따뜻한 시간
수평선 아래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같이 저무는데
무연히 앉아 있던 물새 한 쌍
뜬금없이 잦아드는 노을에 날개를 적신다
- 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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