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계절에
이천 십사 년 사월 십육일
곧 피어날 고귀한 꽃봉오리 삼백 송이를
왜, 버렸니
차가운 심장들이여
황망한 현장에 발 동동 구르는 시민들
검은 관습에 길든 심장을
뻔뻔한 무능을
냉소적인 제단에 제물로 올린다
수중水中을 두드리다 멍든 어린 손이 애잔해
같이 멍든 바다 앞에서
눈물의 현수막, 노란 리본도 기도 중이다
화장을 지운 국화 영정 앞에서 기도 중이다
미안한 눈물이 무뎌진 무의식을 깨운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보낸 문자
"엄마, 미안해"
비통에 잠긴 SNS 물결
가로수도 조문객처럼 줄을 서서
푸른 수채 울컥울컥 쏟아내고 있다
- 소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