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눈꺼풀 / 유홍준
새들의 눈꺼풀 / 유홍준 새들이 쓰는 말은 얼마 되지 않는다 사랑, 자유 비상, 행복, 그리움, 뭐 이런 말들이다 그런데 사람들 귀엔 다 같 은 말로 들린다 새소리가 아름다운 건 상투적인 말들을 쓰기 때문. 탁구공만 한 새들의 머리통 속에 독특하고 새로운 단어가 들어 있으면 얼마나 들어 있으랴 새들은 문장을 만들지 않는다 새들은 단어로만 말한다 새들이 문장을 만들 면 그 단어는 의미가 죽어버린다 새들이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갈 수 있는 건 가벼운 뼈 때문이 아니다 탁구공처럼 가벼운 머리를 가졌기 때문, 사람도 새들만큼 가벼운 머리통을 가지면 하늘을 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죽은 새의 눈꺼풀을 본 적이 있다 참 슬프고 안타깝다는 생각, 맞아 정신병원에 입원한 그 사람의 눈매가 그랬다 채매 병동에 입원한 그 사..
마중물/시인들 시
2014. 1. 6. 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