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찻잔 / 도종환
2012.02.09 by 김낙향
알 / 오영록
2012.01.17 by 김낙향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 김태정
2011.12.30 by 김낙향
야생화2/그리운연어
2011.12.21 by 김낙향
오영록 / 눈물. 못 외..
2011.10.19 by 김낙향
감자를 먹습니다/ 윤이산
2011.09.28 by 김낙향
좋겠다 / 안상길
2011.09.27 by 김낙향
밑줄 / 신지혜
따뜻한 찻잔/도종환 맨 살에 손을 댔는데 참 따뜻하다 한 손으로 아래를 받치고 한 손을 둥글게 감싸 살에 대는 순간 손바닥 전체를 가득하게 밀고 들어오는 온기 오래오래 사랑스러운 사람은 뜨거운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다 아침부터 희끗희끗 눈발 치는데도 손 감싸 뿌듯하게 살을 만지고 있다가 공손히 입술을 대는 순간가만히 눈이 감 긴다 몸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스르르 녹아내리는 한 잔의 밀애(密愛)
마중물/시인들 시 2012. 2. 9. 10:34
알/ 오영록 포유동물의 시원도 알이다 알 속의 핵이 나이고 난세포는 어머니다 모성본능과 희생의 사랑으로 난세포로부터 생명을 얻는 창조다 핏줄이 굵어지고 몸집이 커지는 만큼 난세포는 작아졌다 엄마가 입덧하는 것은 자신의 몸을 잘게 허물어 아기에게 주는 것이듯 탯줄이..
마중물/시인들 시 2012. 1. 17. 00:58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 김태정 물에 담근 가지가 그물, 파라스름하게 물들인다고 해서 물푸레나무라지요 가지가 물을 파라스름 물들이는 건지 물이 가지를 파라스름 물올리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어스름 어쩌면 물푸레나무는 저 푸른 어스름을 ..
마중물/시인들 시 2011. 12. 30. 17:23
야생화2 / 그리운연어 문득 신 들린 무녀처럼 발길을 잡는 때가 있네 온 몸의 피가 요란한 징소리로 들끓어 화들짝 열꽃이 피면 전생을 휘돌아 온 창백한 여인처럼 여울지는 강을 지나 골짜기 흰 바위아래 벼랑으로 가네, 그 곳에 꼭 내 몸에 핀 열꽃처럼 다글다글 끓는 피를 다스..
마중물/시인들 시 2011. 12. 21. 22:39
눈물/ 오영록 한참을 울고 나니 몸무게가 줄었다 얼룩을 보니 서릿발 같은 뼈가 있다 마음의 뼈 눈물이 나오기 전 욱신거렸던 가슴은 심장이 녹는 통증이었다 그저 감정이거니 영혼이거니 했던 눈물은 심장의 뼈다 못/오영록 그와 헤어진 뒤 며칠째 방에 박혀 무위도식하는 내가 미워 견..
마중물/시인들 시 2011. 10. 19. 23:15
감자를 먹습니다/ 윤이산 또록또록 야무지게도 영근 것을 삶아놓으니 해토解土처럼 팍신해, 촉감으로 먹습니다 서로 관련 있는 것끼리 선으로 연결하듯 내 몸과 맞대어 보고 비교 분석하며 먹습니다 감자는 배꼽이 여럿이구나, 관찰하며 먹습니다 그 배꼽이 눈이기도 하구나, 신기해하며 먹습니다 호..
마중물/시인들 시 2011. 9. 28. 16:51
좋겠다 안상길 날마다 아침을 살 수 있다면 찬이슬 바지자락 흠뻑 적시며 풀 냄새 푸르른 논두렁길을 거미줄에 채이며 달려간다면 솔바람 솔솔 부는 솔숲 길 걸으면 바람소리 산새소리 들려 온다면 새벽같이 배추밭 돌보러 가신 흙을 사랑하신 아버지 모시고 와 따스한 아침상에 마주 한다면 딸그락..
마중물/시인들 시 2011. 9. 27. 23:53
밑줄 신지혜 바지랑대 높이 굵은 밑줄 한 줄 그렸습니다 얹힌 게 아무것도 없는 밑줄이 제 혼자 춤춥니다 이따금씩 휘휘 구름의 말씀뿐인데, 우르르 천둥번개 호통뿐인데, 웬걸? 소중한 말씀들은 다 어딜 가고 밑줄만 달랑 남아 본시부터 비여 있는 말씀이 진짜라는 말씀, 조용하고 엄숙한 말씀은 흔적..
마중물/시인들 시 2011. 9. 27. 23:50